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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cerisaie dans mont blanc

단 둘만이 아는 기억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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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둘만이 아는 기억

Kinse 2020. 7. 31. 03:11


센버 썰 너무 좋은데 이을 타이밍을 놓쳐서
로그를 파왔습니다 (극단적!) 편하게 읽어주세요... 분량은 저도 장담 못하겠습니다 (글 쓰기 전의 킨세 올림)

+) 19년도 7월 22일 글입니다!


⛔️





 센티넬은 가이드가 없으면 살 수 없다. 에이드 카펠라가 유일하게 두 존재에 대해 만족했던 점이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인간들이 뒤섞여 살아갔고, 모두가 직접적인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센티넬에 집중하는 반면 에이드는 가이드라는 존재가 그들에게 있어 필수불가결하단 점에서 좋았다. 자신이 맡았던 센티넬을 제압하느라 온몸이 으스러져 병실에서 눈을 감고 있을 때마저도. 죽어가기라도 하듯 에이드는 주마등처럼 기억들이 빠르게 지나치는 것을 느꼈다. 실제로 에이드가 깨어났을 때 병원 관계자들은 당사자를 앞에 두고 크게 놀라했다. 그리고 안심했다. 그 정도 되는 센티넬을 감당할 사람은 이 세상에 적었고, 그 자체가 태어나기도 어려웠으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가이드를 죽인 센티넬의 끝은 ……. 몸에 감긴 붕대와 중환자에게나 해줄 법한 호스, 링겔 따위를 움직이지 않는 몸으로 눈알만 굴려 보다 바람빠지듯 웃었다. 그렇게 웃고싶었다에 가까웠지만. 말하지 않아도 두 존재가 양립하는 세상에서는 일반인들도 알 사실이었지만, 회복하며 퇴원해도 될 때까지. 에이드는 단 한 번도 구태여 자기가 왜 이렇게 됐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다.


 " 알 사람들이 왜 내 입으로 듣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네요. "


 왜, 천하의 에이드가 센티넬 하나 때문에 이 꼴 나니까 니들이 우습나봐요?

 아마 그가 정황을 물으러 온 기록관에게 했던 말은 서류화 돼서 후세에게도 남게 될 터다. 정확히 파악하고 분석할 이유가 있다는 말에도 에이드는 여전히 옷을 갈아입으며 붕대가 감긴 팔만 휘젓는 걸로 거절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필요한 건 왜 그가 폭주에 가깝게 갔느냐이지 그걸 어떻게 자신이 제압했느냐가 아니었으니까. 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말해달라는 것을 폭주 직전 리스트레토의 동향을 기억나는 대로로 범주를 줄였다. 진작 그렇게 나왔어야지. 환자복에서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뒤, 잘 다림질 된 셔츠 단추를 끝까지 채우며 중얼거린다. 그제야 얄밉게 달고 있던 웃음이 예의 상냥함으로 돌아온다. 드디어 말할 기분이 된 에이드가 시계를 보고 시간을 확인한 뒤, 기록관에게 저를 따라오라는 듯 고갯짓 했다. 적응하지 못한 채 제 얼굴만 바라보던 기록관이 저가 먼저 발을 망설임없이 떼며 약 3개월 ― 정신 못차리고 있었을 때를 포함하면 그보다 더 길었을 시간 ― 동안 머무른 병실에서 나오고 나서야 뒤늦게 따라오는 걸 느낀다. 물론 그렇게 발을 떼는 와중에도 떠오르는 건 빠르게 지나쳤던 기억에서도 가장 선명하게 떠오른, 가장 최근에 겪은 욱신거리는 감각이었다.

 기록관은 에이드를 따라 병원에서 멀리 떨어진 카페까지 갔다. 근신처분 받은 리스트레토가 머무르는 곳과 가까운 곳이란게 걸렸지만 굳이 입에 담지는 않았다. 센터의 메인 가이드, 이제는 메인 센티넬을 홀로 책임지고 관리하는 가이드인 에이드 카펠라는 유명했다. 얼마 전에 입사한 기록관도 그의 얘기는 선배들로부터 전해 들어 익숙할 정도였다. 어디에도 엮이려하지 않고 등급 낮은 센티넬들만 가볍게 대하며 간단한 조치로 가이딩을 마쳤던, 연인이 있으나 가이드의 일로 인해 연인이 아닌 다른 센티넬과 배를 맞춰야 했던 이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살던 가이드. 그 스스로가 느끼는 가치가 하늘을 뚫을 듯해 대체로 가이드를 아래로 보는 센티넬들도 도저히 마음대로 다룰 수가 ― 일반인인 기록관은 이따금 누가 누구를 마음대로 다뤄도 되는 관계가 있느냐 생각이 들었지만서도 ― 없었던 가이드라고 했다.


 " 리스트레토가 그니까 …… 그 일이죠? 폭주했던거. 그 전에 뭘 했는지 물었던게 맞죠? "

 " 아, 네. 맞습니다. 편하게 대답해주세요. "


 기록관은 정작 들어야 할 리스트레토의 얘기를 뒷전에 두고 눈앞에 둔 에이드에 대해 들어봤던 소문 또는 정보들에만 치중해 있다 그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커피 주문을 마치고 제게 갑자기 물어오는 모양새가 마치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 보고 그만하란듯 말을 건 느낌에 가까웠다. 창가로 가 먼저 앉기 전 자리가 괜찮겠냐 시선을 보내는 눈꼬리가 휘어지며 접히면 그 모양새가 보기좋아 보는 이의 숨을 아주 잠깐 막히게 했다. 기록관은 어쩌면 그가 가이드가 아니라 센티넬일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능력이라면 매혹일 것이라고,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서 저를 보며 웃는 이의 어떤 의도도 없는 얼굴을 마주하며 느꼈다.


 " 뭐, 별 일은 없었어요. 있었다면 그쪽에서 주는 일이 많았던 것뿐? "
 " 그쪽이라 지칭해도 오해는 말아요. 당신 얘기가 아니라 센터 얘기니까. 원망은 아니니까 가서 찌르진 말고요. "


 뭐 찔러봐야 지들이 나한테 뭘 할 수 있겠냐만. 가볍게 얘기하는 모습은 그 누구도 자신을 필요에 의해서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태도에서 나왔다. 카페의 적당한 소란 사이 묻히는 목소리는 그저 평이했다. 등급이 높은 센티넬에게 일이 많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에이드는 그러니 그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 그가 간과했던 것은, 등급이 높더라도 이따금 그를 진정시키고 안정을 취하게 해야만 했단 점이었다. 어떻게 보면 과한 신뢰, 아니면 부족한 애정이었을지 모른다. 불신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에이드 카펠라는 리스트레토 블랙을, 이 세상 누구보다도. 누구보다라는 비교를 다 할 수 없을 정도의 지경으로 잘 알았을 테니까. 무슨 생각을 하며 그 오만한 파트너가 근신 기간을 채우고 있을지도 알았다. 그러니 다 낫지 못한 자잘한 상처라도 가리는게 좋겠지. 생각을 하며 음료를 마시는 것과 질문에 대답하는 것보다도 먼저 신경을 쓴 건 상처를 가리는 일이었다.

 카페에 오면서까지 들렸던 약국과 화장품 로드점에서 사온 것들로 상처를 메꾸고 바르고, 가리며 있다 제게 그걸로 고작 그 등급의 센티넬이 폭주를? 하는 의문에 가득 찬 얼굴의 상대를 보며 다시 한 번 느리게 웃어줬다. 일반인은 그래, 잘 모르겠지. 사실, 에이드도 잘 몰랐다. 힘을 쓰다 그것이 누적되며 자신을 잠식하다 못해 존재를 앞질러 가치의 순서가 뒤바뀌는 감각을, 알 수 있을리 없었다. 이를 억누르고 힘을 비웃으며 짓밟아 내려앉히는게 자신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만 했다. 그리고 그게 필요하면 알아서 자신을 찾아올 거라고, 간과했다. 그렇게 가르쳤다고 생각했으니까. 어쨌든 자신의 센티넬이 임무를 하러 간다면 그 후방엔 자신이 꼭 있었야 하는게 원칙이었으니 이변이 생기더라도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붕대를 풀고 돌무더기에 치이다 결국 살점을 뚫고 박히기까지 했던 것에 금이 갔던 뼈로 부었던 팔을 바라보다 이제는 풀어도 되겠거니, 생각하며 찢겨져 나간 살을 억지로 채워 아직은 어색하게 보이는 살갗 위로 얇은 밴드를 붙이고 피부톤과 가장 비슷한 화장품을 바르며 짧게 웃었다.


 " 무리 했던 거죠, 뭐. 난 그에 대핸 책임을 다 했을 뿐이고. 자세한 건 근신처분 받은 본인한테 묻는게 더 빠르지 않아요? "


 아, 그런데 워낙 혼자 만나기는 힘든 상대죠? 그럴까봐 일부러 같이 근처로 왔는데. 전 이제 곧 걔 보러 갈거 거든요. 아직 안 물어보고, 자료 부족한 거면 같이 가실래요? 몇가지의 생략, 그저 담백한 대답에 이은 한없이 가벼운 농담을 덧붙이며 에이드는 그저 해사히 웃는 얼굴로 저가 시킨 달기만 한 음료를 손에 쥐었다. 기록관은 순간 사색이 됐다. 말로도, 표정으로도 표현하지 않았지만 분명 에이드가 바라는 것이 저가 당장 그에게서 들은 것만을 토대로 돌아가길 바란다는 의미라고 이해했다. 다 마시지 못한 커피에서 미미하게 김이 올랐다. 어쩌면 아무 생각도 없이 물었을 말에 당황한 걸지 몰랐지만, 그럼에도 더이상 문서를 적어내리지 못하는 손이 멈춰있다 자료와 펜을 가방에 집어넣어 정리하며 일어섰다. 에이드는 말 없이 그 움직임을 볼 뿐이었다. 기록관은,


 " 그러고 돌아갔어, 그 사람. "


 제게 왜 왔냐고, 돌아가라는 리스트레토에게 태연하게 오기 전의 이야기를 뱉어냈다. 웃기지? 덧붙이는 목소리엔 분명 제게 위험하니 돌아가라는 소리를 하는 것에 대한 감상이 담겨있기도 했다.


 " 네가 위험해? "
 " 나한테? "


 굳은 얼굴을 가만 바라보며 정말 이해 못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기울였다. 언뜻 보면 조금 수척해져 보이는 게 잠을 잘 못잤든지 또 식사를 걸렀든지 한게 분명하다 생각했다. 제 걱정 탓은 아니었을 터다. 어쩌면 그게 맞을지도 몰랐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마음에 편했다. 상처를 가린건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했을 뿐이지 리스트레토를 걱정해서 했던 건 아닌 것처럼. 제게서 일정 거리 안으로 들어오지 않으려는 그가 오히려 편한듯 에이드는 근신 중인 거처를 쭉 둘러보다 급하게 손 뻗어 리스트레토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아직 제대로 붙지 못한건지 미미하게 통증이 오르는 팔에 손끝부터 떨렸지만 그만큼 힘을 더 주며 표정은 평소 잘 짓는 비소만 걸었다. 마치,


 " 네가 무서워진거겠지. "
 " 날 죽일 뻔 했던 그게 무서운거잖아. 안 그래? "


 내가 죽은 걸로 보여, 리스트레토?

 차라리 나를 짐승같이 범했던 본능에 젖은 네 모습이 쪽팔려서 얼굴을 못 보겠다 해. 그리고, 그게 네가 미안할 일이야? 웃기지도 않아. 맨정신에 나를 그렇게 다룰 자신도, 힘도, 하물며 뻔뻔함도 없으면서 지금은 뭐가 걱정인데? 날 죽이고 싶기라도 해? 아, 그래. 열받게 하면 다시 그럴 수 있을거 같기라도 한가봐. 재수없는 놈이 불과 그때만해도 밑에서 하릴없이 신음만 내지르던게 지금은 너한테 이렇게까지 구는 걸 봐서 그때가 아쉬워졌니? 아니면, …… 아니면. …….

 부러 듣기 꺼려지고 기분 나쁠 만한 말만 뱉어대며 네 심기를 거슬러 보려다 말을 멈춘다. 분명 몇개월이나 지났을 텐데도 정신없이 잠들어 그때만을 반복하며 떠올렸더니 잊혀진 것은 없어 반사적으로 손이 떨렸다. 누군가 억지로 짓누르고 내던지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려 할 때마다 힘으로 눌러 움직이고 싶어하는 몸의 힘과는 반대라 그만큼 배로 고통을 줬던 그 감각은 처음 느껴보는 종류였기에 그만큼 강하게 뇌리에 박혔다. 그저 경험을 다시 떠올렸을 뿐임에도 숨막히는 고통에 문장을 만들지 못하고 입은 달싹거리기만 했다. 두려운 빛을 조금이라도 담으면 그 의미가 흐려진다는 걸 알면서도 그럴 수 없었다. 그럼에도 물러날 수 없었다.


 " 대답해. "
 " 여기서 나한테 돌아가라고 하면, 난 가서 다신 널 안 볼거야. "


 단 한 번의 두려움이 평생을 움직인다는 걸 안다. 센티넬도 가이드도 결국엔, 인간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그 근본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는 존재라서. 에이드 카펠라도 리스트레토 블랙도 오만한 척, 아닌 척, 전능한 척 굴어도 결국엔 인간이란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일전의 기억이 둘의 앞으로에 큰 영향이 있을 거란 걸 서로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단 둘만이 아는 기억이다. 비록 날뛰는 그에게 뛰어들어 잔뜩 힘이 들어간 손길에 움켜쥐어져 빨갛게 될 과정도 없이 새파랗게 멍부터 들었던 모습이야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이 봤다지만, 흙먼지 투성이인 바닥에 제 옷자락 하나만 겨우 올려두고 개의 교미처럼 엎어진 채 억지로 박혔던 때를 본 이는 없다. 그 아래에서 절박하게 이름을 부르는, 모든 이의 머리 꼭대기에서 군림하는 이를 봤던 자는 눈앞에서 시선조차 맞추고 싶어하지 않는 리스트레토, 하나 뿐이었다. 파트너 사이에 약점이란 표현마저 웃겼지만 서로에게 최대한 약점을 잡히고 싶어하지 않았기에, 그리하여 가이드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센티넬이라는 자리마저 불쾌하게 만들었던 관계였기에 지금의 대화는 보기보다 터지기 전의 폭탄이었다. 지금 둘 중 누가 어떤 대답을 해도, 어떤 식으로든 파장을 일으킬 게 뻔했다. 둘의 관계는 우습게도 소속된 국가에서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관계라는 점에서 중대해보였으나, 그 때문에 지금의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래. 에이드와 리스트레토라는 인간 사이의 관계를 재정립 할 수도 있는 순간이기에 침묵이 길 뿐이었다.




공백 제외 429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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